건배사 가이드
갑자기 시켜도 당황하지 않게 — 외우는 대신 만드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건배사의 뼈대 — 왜 다 「선창 - 후창」인가
좋은 건배사는 구조가 같습니다. 호명 → 한 마디 → 선창 → 후창, 이 넷이 전부입니다. 다 같이 받는 후창이 있어야 듣는 사람이 참여자가 되고, 그래야 잔이 동시에 올라갑니다.
한 마디 오늘 마감 맞추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15초 안쪽)
선창 다음 주는 정시 퇴근을
후창 위하여!
길면 실패합니다. 사람들은 잔을 들고 서서 기다리는 중입니다. 마이크를 잡고 3분을 쓰면 술은 미지근해지고 팔은 저립니다 — 그때부터는 내용이 무엇이든 들리지 않습니다.
상황별 건배사
그대로 써도 되고, 밑줄 친 자리만 바꿔 써도 됩니다. 굵은 글씨가 후창입니다.
| 상황 | 무난하게 | 재치 있게 |
|---|---|---|
| 신년회한 해를 여는 자리. 각오보다 바람을 말하는 편이 가볍다. | 올 한 해 각자 세운 목표, 하나씩은 이루는 해가 되기를 — 위하여! | 올해는 야근 없이, 성과만 있기를 — 위하여! |
| 송년회수고를 짚는 자리. 반성문이 되지 않게 짧게. | 한 해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남은 날들은 편안하시길 — 위하여! | 올해 못 한 건 내년 우리에게 넘기고, 오늘은 여기까지 — 수고했다! |
| 환영회주인공이 편해지는 것이 목적. 신입에게 마이크를 넘기지 않는다. | 새로 함께하게 된 OOO님, 오시느라 반가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 환영! | 이 자리는 담백한 쪽이 낫습니다 |
| 송별회뭉클함은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길어지면 자리가 무거워진다. | 함께한 시간 고마웠습니다. 어디서든 잘 지내시길 — 건강히! | 가서도 우리 생각 가끔은 나기를. 아주 가끔만 — 잘 가요! |
| 승진·축하주인공을 세우는 자리. 나머지 이야기는 뒤로 미룬다. | 오늘의 주인공 OOO님, 축하드립니다. 앞날에 좋은 일만 있기를 — 축하! | 이 자리는 담백한 쪽이 낫습니다 |
| 프로젝트 마무리회고는 짧게, 공은 팀으로 돌린다. | 길었던 OO 프로젝트, 끝까지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고생했다! | 드디어 끝났습니다. 다음 건 조금만 쉬었다 하죠 — 끝! |
| 그냥 회식아무 명분이 없을 때. 만능형이라 외워 두면 편하다. | 오늘 하루도 각자 자리에서 애쓰셨습니다. 맛있게 드시죠 — 위하여! |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오늘 잘 먹기 위하여 — 위하여! |
30초 만에 만드는 공식 3가지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틀 하나에 그 자리의 사실 하나를 끼우면 건배사가 됩니다.
1. 감사 + 기원형
「오늘 [수고한 일] 감사합니다. [바라는 것]을 위하여!」
예 오늘 마감 맞추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 주는 정시 퇴근을 위하여! — 위하여!
가장 안전하다. 갑자기 시켜도 이 틀 하나면 받아낼 수 있다.
2. 대구형
「[A]는 [B]하게, [C]는 [D]하게!」 — 짧은 대구 두 쌍
예 일은 빠르게, 퇴근은 더 빠르게! — 빠르게!
리듬이 생겨 후창이 저절로 붙는다. 다만 세 쌍을 넘기면 외워지지 않는다.
3. 선창-후창 게임형
선창 「○○○ 하면?」 → 후창 「△△△!」 — 부서명·프로젝트명을 넣는다
예 기획팀 하면? — 마감왕! — (부서에 맞춰)
분위기가 가장 잘 산다. 대신 한 번만 쓴다 — 반복하면 유치해진다.
구호형(삼행시) — 자리를 골라 쓰면 잘 먹힌다
세 글자(또는 네 글자) 낱말의 각 글자로 문장을 연다. 마지막 글자에서 다 같이 받는다.
청바지 — 청춘은 / 바로 / 지금부터
사이다 — 사랑하고 / 이해하고 / 다 함께
- 낱말은 그 자리에서 나온 것이 가장 잘 먹힌다 — 부서명·프로젝트명·오늘 먹은 메뉴.
- 세 글자가 상한. 네 글자를 넘기면 듣는 쪽이 첫 글자를 잊는다.
- 한 자리에 한 번만. 두 번째부터는 받는 사람이 눈치를 본다.
구호형만 모아 둔 자매 채널이 있습니다 — 유튜브 「건배사모음」(새 창, youtube.com). 구호형만 모아 쇼츠로 올리는 채널이라 자리에 가기 전에 훑어보기 좋습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건배사가 실패하는 이유는 대개 문구가 아니라 자리를 다루는 방식에 있습니다.
| 피할 것 | 왜 |
|---|---|
| 3분 넘는 연설 |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잔이 식는다. 15초가 상한이다. |
| 사자성어·삼행시를 「시키는」 것 | 형식이 문제가 아니라 준비할 시간 없이 지목당하는 것이 문제다. 아는 사람이 자원하면 오히려 분위기가 산다. |
| 특정인 놀리기 | 자조는 웃기지만 지목은 남는다. 과녁은 나 자신이나 상황으로. |
| 후배에게 떠넘기고 평가하기 | 건배사는 시험이 아니다. 시키는 것보다 자원이 아름답다. |
| 술 안 마시는 사람 지목 | 잔의 내용물은 각자 정한다. 음료로 맞추면 그만이다. |
| 정치·종교 소재 | 한 사람이라도 불편하면 그 자리는 회복되지 않는다. |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 건배사는 시키는 것보다 자원하는 편이 아름답습니다.돌아가며 시키는 순간 그 자리는 시험장이 됩니다.
이 페이지의 문구는 전부 새로 쓴 것이며, 관례를 정리한 안내입니다. 조직·자리마다 분위기가 다르므로 그대로 옮기기보다 틀만 가져가 그 자리의 말로 바꾸시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갑자기 시키면 뭐라고 하나요?
「감사 + 기원형」 하나만 외워 두면 어떤 자리든 받아낼 수 있습니다. "오늘 [수고한 일] 감사합니다. [바라는 것]을 위하여!" 틀에 그 자리의 사실 하나만 끼워 넣으면 됩니다. 준비가 없어 보이는 것보다, 짧고 분명한 편이 언제나 낫습니다.
건배사는 얼마나 길어야 하나요?
15초 안쪽이 적당합니다. 사람들이 잔을 들고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라 길어질수록 술은 미지근해지고 집중은 흩어집니다. 1분을 넘기면 건배사가 아니라 연설입니다.
순서가 따로 있나요?
관례상 그 자리에서 가장 윗사람이나 주최자가 먼저 하고, 이후에는 자원하는 사람이 이어받습니다. 다만 정해진 규칙은 아니며, 요즘은 「하고 싶은 사람이 한다」로 가는 자리가 늘고 있습니다. 지목해서 돌리는 방식은 받는 사람에게 부담이 큽니다.
후창이 안 나오면 어떡하죠?
후창이 길거나 낯설면 사람들이 못 받습니다. 「위하여」·「축하」처럼 2~4음절로 짧게 잡고, 선창 끝에서 잔을 들어 올리며 신호를 주면 대부분 따라옵니다. 그래도 조용하면 한 번 더 크게 외쳐 주면 됩니다 — 어색한 것은 그 순간뿐입니다.
술을 못 마시는데 건배사를 해도 되나요?
됩니다. 건배사는 잔의 내용물과 무관합니다. 음료나 물로 잔을 맞춰도 아무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마시지 않는 사람이 분위기를 정리해 주는 자리도 많습니다. 반대로 안 마시는 사람에게 이유를 캐묻거나 잔을 비우라고 권하는 것이 지금 기준으로는 결례입니다.